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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글을 씁니다.6

낭만 여름이녹아갈때즈음 내가온전한정신으로 희미한기억의향기와 채색에의미부여할때 옛종이향을떠올릴때 저멀리서걸어오는너 점차선명해진기억이 다시흐릿해져버리고 이순간내세상에서는 오로지너와나만으로 그저충분한외로움과 그저시끄러운적막을 낭만이라중얼거리던 2022. 10. 21.
망각은 인간의 최대 장점 이리저리 부딪혀 가며 느끼는 역설과 착각은 곧 끝내 망각을 일으키고 나를 더욱더 불안정하게 만들어 간다. 붉은 실로만 엮인 삶과 관계가 주는 완전함과 평화가 아닌 미완성인 작들의 만남이 일으키는 모순적인 애정과 위안을 너무나도 믿고 싶다. 이리 미성숙한 나의 메타포들은 입에서 나오지도 귀에 들어가지도 않기에 밟힌 국화 한 송이처럼 잿빝을 띄는 그 무언가로 변해있고, 나는 구원도 구애도 바라지 않기에 저 멀리서 숨을 연겨푸 참았다가 뱉었다가 한다. 2022. 10. 20.
위증의 희망과 사랑의 연관성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늘 결핍되어있던 우리였기에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는 심히 중독적이었다. 같잖은 격려와 시답잖은 칭찬은 난초에 쳐진 거미줄 마냥 약했음에도 서로에게 위증의 희망을 주었다. 세월이 흐르고 서로 흉터만 남았을 때는 비로소 사랑의 패망과 거짓된 우울이 서로를 메우고 난 후였지만 남은 건 숨통을 죄여 오는 역겨움과 썩어버린 난초들만. 2022. 10. 20.
잊음의 본질 꿈으로 익사한 이들의 뼈는 다 삭았지만 온전한 상태로 나의 추한 손 끝을 어루만지던 게 가끔 생각난다. 노력 없이 원하는 것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축복이라 칭하면서도 내 혈관의 생명수가 마르고 내 뼈가 삭았더라면 진정 나를 그리 쉽게 잊어주기를 바랄 것인가. 검붉은 눈동자를 따라 허공에 그림 그리다 보면 죽었는지도 살았는지도 모르는 그 눈을 추앙하듯 가까이한다. 2022. 10. 20.
무드셀라 증후군 텅 빈 캔버스를 다홍빛 물감으로 찬찬히 묻혀가는 듯 우리가 바라보던 하늘이 진홍색 노을로 물듦과 동시에 그 따스한 태양빛이 광안리 바닷가에 반사되어 금물결이 넘실거리니 그 바다는 오직 푸른색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그 모든 청아한 경관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 사이에도 단지 사랑만이 존재한 것은 아녔음을. 2021. 8. 15.
끝과 다시 돌아올 시작의 중간에서의 방황 안녕하세요 지안입니다. 낮이 참 길고 따분하게 느껴지네요. 벌써 여름이 찾아왔나 봅니다. 오늘 하루가 가면 내일이 올 텐데 오늘은 또 잠이 안 드네요. 눈을 감으면 생각이 참 많아지고 해야 할 것들이 머릿속을 쓱 스칩니다. 참,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컴백했어요. 자리를 고쳐 안고 창문 밖을 보며 노래를 들었어요. 저 멀리 백화점은 문을 닫지 않은 건지 보랏빛 빛을 내뿜고 아무런 차도 달리지 않는 조용한 차도와 그 옆 노란 가로등 불 빛 이 마치 콘서트장 같네요. 한 번도 안 가봤지만 비슷한 느낌이면 좋겠어요. 조용하지만 화려한. 이번 달에 저 졸업해요. 수많은 상장과 졸업장 꽃다발과 졸업앨범. 조금 늦게 받고 싶었는데 며칠 후에는 졸업장을 받겠네요. 이 모든 게 실안개 마냥 잠시 스쳐갈 인생일 뿐인데.. 2021. 6. 4.